안녕하세요 브로콜리입니다.
연초를 맞아 밀렸던 일 중에 하나를 하고 싶어 늦은 새벽 카페에 왔습니다.
약 1년간 이끌어온, 그리고 지금도 진행중인 디베이트 타이머 회고입니다.
1) 성과
회원수 : 25년 12월 말 기준 회원 수 233명을 기록했습니다.

트래픽 :올 한해 간 꾸준히 평균적으로 하루 15-20명은 사용하고 있으며 한창 토론 성수기 시즌인 11월에는 WAU 120대를 뚫으며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연계
- 8월에 진행되었던 중앙선관위 주최 열린 토론대회의 타이머로 활용되어 예본선 63경기를 운영했습니다.
- 심사위원 및 타이머 운용요원분들로부터 만족도 9점에 준하는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세한 운영과정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과기부 주최 AI/디지털 토론대회에서 본선 과정에서 디베이트 타이머가 활용되었습니다.

- 2025 경신여고 토론캠프에서 디베이트 타이머가 활용되었습니다.

- 경희대 이감, 한국외대 노곳떼, 토론 연합동아리 한앎을 비롯한 약 15여곳의 토론 동아리에서 디베이트 타이머가 활용되었습니다.
2) 유저 테스트 로그
디베이트 타이머는 기획때부터 유저에 의한, 유저를 위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총 10차례가 넘는 유저 테스팅을 진행하였고 모든 테스트는 명확한 기능 검증이라 목적을 가지고 수행되었습니다.

특히 경희대 토론 동아리 회장님과의 온라인 및 실제 동아리 내에서 서비스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았던 경험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경희대 2차 테스트 장면


이 과정을 통해 인지한 점은 생각보다 많은 신기능을 추가했음에도 유저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팀 선정하기 플로우 같은 경우에는 생각보다 보편적이라 생각했던 동전던지기 기능에 대해 유저가 낯설음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Phase 7에서는 배너를 통한 신기능 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사이트 내의 공지 및 배너를 통한 클릭 전환을 유도할 생각입니다. 또한 팀 선정하기 본질에 맞추어 조금 더 친절하면서도 간단한 플로우로 각 팀을 랜덤 선정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입니다.
3) 운영 과정에서 했던 고민들
3-1) 유저의 잠재의식에 파고들어라! - 인셉션 작전
디베이트 타이머 트래픽을 올리기 위해 유저의 근본니즈에 집중했습니다.
토론 동아리의 타이머 선정 기준은 무엇일까?
타이머의 압도적인 편리성? 타이머 디자인?
디베이트 타이머는 한번 세팅해놓은 토론 형식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여기까지 유저를 끌고와서 디베이트 타이머를 유저에게 익숙한 타이머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매 학기의 시작지점은 토론 동아리에 있어서 중요한 시즌입니다. 학기 동안 동아리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때 선정된 타이머가 학기 내내 활용됩니다.

영화 '인셉션' 이 유저의 깊은 잠재의식에 생각을 심는 것처럼, 일단 어떤 서비스나 기능이 잠재의식이나 행동패턴에 박히게 되면 이것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베이트 타이머는 2학기가 시작하는 시점에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활용되는 타이머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디베이트 타이머 서비스에 유저를 락인시키고, 한번 세팅해놓은 타이머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기 시작 이전에 약 20여곳의 동아리 및 기관에 컨택하여 각 토론 형식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각 동아리별 토론형식을 메인 홈페이지에서 템플릿으로 제공했습니다.


특히, 템플릿을 폼으로 신청할 수 있는 란을 만들어두기도 하였는데 목포 가톨릭대학교와 연세행정법학회에서 신청해주셔서 진짜 우리 서비스가 실유저가 있는 서비스이구나! 라는 걸 찐하게 느꼈던 뜻깊은 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럼 성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놀랍게도 트래픽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약 3개월 뒤 조금씩 하나, 둘 동아리에서 토론 타이머 사용소식을 전해주시면서 필요한 순간의 기억되는 타이머로서의 지위는 확보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습니다. 아무래도 템플릿 자체를 제공하더라도 이전에 사용하던 타이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조금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3-2) 새로운 타이머의 모습으로 - 디자인 고민
디베이트 타이머의 디자이너인 써니가 어느 순간 타이머 디자인의 전면 개선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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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색상 | 기존 타이머 화면 |
아무래도 기존 타이머 화면의 색상이 너무 강해서 눈이 아프고, 타이머가 숫자로만 보여지다 보니 시각적으로 시간 소요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을 개선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안된 신 타이머에서는 색상을 더 연하게 빼고 원형 바를 통해 시간 소요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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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연해진 색상 | 원형 바 타이머 디자인 |
이에 확신을 얻고자 현업 디자이너분과의 미팅을 잡아 해당 디자인의 개선안이 잘 드러나는지 검증했고 실제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확신을 얻어 디자인을 개선한 이후 배포를 진행했는데요.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기존 디자인 지원에 대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당황했습니다.
분명 팀원들 모두 개선된 디자인에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고 현업 디자이너 분들의 검토까지 받았었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결국 본질로 돌아가 유저였습니다. 현업 디자이너 분은 토론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없는 분이셨기 때문에 단순한 색감과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의 사용성을 검토하셨을 뿐 그것이 실유저의 반응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토론에서 타이머는 매우 잠깐 슥 보고 넘어가는 교구입니다. 색감이 연해진 부분은 오히려 색상을 통한 시각적 인지를 힘들게 만들었으며, 원형 타이머의 원형 바는 유저마다 취향을 타거나 원형바가 줄어드는게 오히려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여 거슬린다는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중심을 잡아야 했습니다. 판단의 기준을 세우고 명확히 대응책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유저 테스트를 잡았습니다. 타이머를 바라보는 관객입장에서 뷰 AB 테스트를 진행했고 개선된 타이머가 미묘한 차이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개선된 뷰가 더 잘 와닿는지 확인하고 싶다기보다 개선된 뷰가 잘 와닿지 않는 이유들이 더 궁금했습니다.


역시나 색감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에 원형 포맷을 유지하되 디자인적으로 색감을 이전처럼 명확히 올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당 경험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제게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뷰 변경은 팀원간의 합의로 이루어지기보다 유저 대상 AB테스트가 필수적임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개인 및 팀 선호로 뷰를 선정하는 순간 도메인에서 발생가능한 미묘한 레퍼런스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실제 유저가 느끼는 감정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오히려 사용률을 떨어뜨리는 선택이 될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열품타 UI 업데이트가 비슷한 예시겠지요..)
3-3) 어떻게 취준하는 팀원들에게 프로젝트의 균형을 맞추어줄까? - 협업 방식 변화
디베이트 타이머를 처음 시작한 24년 12월은 팀원들이 각자 3학년이었던 관계로 학교 수업과 병행하며 프로젝트 자체에 몰두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4학년 막학기가 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팀원들이 많아졌습니다.
더이상 팀원들에게 시간이 없었고 매주 길어지는 회의, 디자인 및 더 좋은 기획을 위해 고민할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간은 점점 적어졌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각자의 리소스를 잘 활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고민 끝에 가까운 지인이 다니는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궁금해졌습니다. 지인은 IT 서비스 회사를 다니는데 비대면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논의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데 어떻게 회사가 굴러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 "협업을 하게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사내 시스템은 뭐야?"
지인은 Tech Docs 라는 문화를 소개해주었습니다. 해당 문화는 개발 문서를 통해 비동기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로, 서로가 하나의 캘린더에서 각자의 진행상황을 파악가능하고 문서 기반 소통이 중심이 됩니다. 또한 개발자 개인이 원하는 만큼의 태스크를 가져가고 티셔츠 사이즈 법칙을 통해 각 일감의 리소스를 산정하고 회고합니다.
서로가 원하는 프로젝트의 속도가 달랐던 저희 프로젝트에 너무나 필요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취준을 준비하는 누군가는 조금 더 느린 속도를 원하고 아직 졸업까지 기한이 남은 팀원은 조금 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상황에서 각자 상황에 맞는 기능들을 가져가 원하는 만큼 개발하고 진행상황을 문서화를 통해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Phase 6에서는 전반적으로 프로젝트 진행상황에 힘을 확 빼고 각자 취준에 집중하되 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태스크를 가져가도록 협업의 형태를 변경하였습니다.

확실히 프로젝트 진행속도는 느려졌지만 각 팀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가 파악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회의의 경우에도 각자 상황에 맞게 태스크를 조절하며 프로젝트를 병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Phase6 회고에서는 테크닥을 통해 각자 일정 조정이 편해졌다는 팀원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취준중인 팀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계속 해당 문서화 문화를 가져가보고자 합니다.
4) 디베이트 타이머의 내일
디베이트 타이머는 제 삶에서 가장 뜻깊은 프로젝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나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0-100을 만들며 타겟으로 했던 도메인에 어떤 임팩트를 주고 있는지 느낄 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확실히 실유저가 있는 프로젝트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토론 타이머로서의 역할은 모두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에 어떤 기능으로 확장이 되어야할지는 디베이트 타이머에게 남은 큰 숙제입니다. 수익화를 고려하면 타이머 이상의 기능으로 확장되어야 하고, 커뮤니티를 원한다면 토론 자료 쪽을 건드려야 합니다. 그러나 일단 유저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토론자가 타이머를 등져 시간을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를 타이머 공유 기능을 통해 개선할 예정입니다. 사회자 모드와 청중모드를 분리하고 조작은 사회자만 허용하되 청중은 동기화된 타이머를 모바일 화면으로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팀원들과 저의 시간적 여유가 점점 없어지는 과정에서 정말 프로젝트를 계속 급성장하도록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끊없는 질문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껏 팀을 성장시켰듯이 불가능에 우려를 표하기보다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되뇌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2025년간 고생한 팀원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디자인 디테일은 물론 선관위 선정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준 숀,
디베이트 타이머의 시작을 있게 해준 첫 팀원이자 매 순간 묵묵히 맡은 바를 다해준 치코,
꼼꼼한 QA와 더불어 바쁜 취준 일정에도 다국어화를 맡아 고생해준 썬데이,
백엔드 팀장으로서 놓치는 디테일을 항상 고민하는 항해사 같은 팀원 커찬,
소마로 바쁜 와중에도 맡은 바 일을 명확히 기한을 지켜 다해준 비토,
마지막으로 디베이트 타이머를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켜주고 적극적으로 개선해준 써니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더 쉬운 토론 진행을 위한 디베이트 타이머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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